전자현악기 제조 명인이 만든 국내 최초의 탄소전자해금 ‘아랑이’
해금은 우리 민족 전통악기 중에서 사부에 속하는 현악기이다.
두 줄 사이로 활이 스치며 발현되는 애절한 선율은 심금을 울린다. 한국인의 한(恨)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우리의 전통악기, 해금의 개량화 및 저변확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명인이 있다. 유진 박의 전자바이올린 개발자이자, 일렉 아코디언 개발자로써 악기의 풍부한 음향을 원음 그대로 증폭하는 기술을 보유한 명인인 카본플레이(주) 유재업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유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한 국내 최초의 탄소전자해금 ‘아랑이’는 국악 교육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유진 박 전자바이올린 개발자, 한국 전통악기를 바라보다
유재업 대표는 국내 1호 일렉 악기 전문 제작자이다. 유진 박의 전자바이올린을 개발(대원악기 재직 시)한 데 이어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까지 전자화 시킨 인물이 바로 유 대표다. 그는 세계 최초로 단일 마이크를 이용한 일렉 아코디언을 제작해 국내 특허는 물론 국제 PCT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2017년 11월에는 미래의 쌀이라 불리는 탄소섬유를 이용한 전자해금을 개발하면서 전통음악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K-ICT 창업멘토링센터 유홍진 멘토 등의 도움을 받아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사업’을 지원받았고, 지난해 ‘탄소소재를 이용한 듀얼모드 전자해금’ 특허도 등록했다. 그는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6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국내 전자악기 분야에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유 대표가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새롭게 변신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유 대표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전 산업 분야에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지만, 현악기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서양악기를 개발하던 기술을 국악기에 도입해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고,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 전자해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 전통악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국악은 서양음악에 밀려 전통의 명목을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에 유 대표는 “우리문화 예술의 미래를 서양음악에만 가치를 둘 순 없다”며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쉽고 편하게 국악기를 접하고 연주할 수 있게 전통 국악기의 단점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전통과 IT 결합한 세계 유일의 탄소전자해금
유재업 대표가 개발한 탄소전자해금 ‘아랑이’는 말 그대로 전통 찰현악기인 해금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한국판 전자 바이올린이다. 대나무와 오동나무를 대신해 탄소섬유로 울림통을 만들고 입죽을 세워 명주실을 걸었다. 제작 과정은 보급형은 탄소필라멘트 3D 프린팅, 고급형은 탄소섬유 성형 기술이 활용됐다. 몸통은 주 재료가 탄소소재라서 빛과 습도에 민감하지 않아 음색이 일정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음색 또한 전통 해금에 가깝게 조율되었으며, 앰프를 연결하면 더욱 다양한 전자음을 연출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자연음과 전자음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전통+일렉 해금’인 것이다. 특히, 탄소와 융합해 누구나 분해·조립할 수 있고 부품교체가 용이하다. 기존 국악기는 날씨나 환경에 민감해 외부공연 등 장소적 제약이 있었지만, 탄소전자해금은 분해와 조립이 쉬워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이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날씨나 음량출력 문제를 해결해 언제 어디서든 음향의 변화 없이 공연할 수 있게 했다.

전통 국악기의 한계에서 벗어나다
현재 교육용 및 전문 연주자용으로 개발된 아랑이는 기존 전통해금의 단점인 재료의 불일치, 약한 내구성, 사운드 크기의 한계, 조율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전문 연주자용은 자체 프리앰프와 연동하여 케이스 자체가 소형 앰프로 구동돼 버스킹 연주나 동서양 악기 연주그룹과 콜라보 연주 시 모니터용 앰프로 활용할 수 있다. 현존하는 악기 중에는 악기케이스가 앰프로 구동되는 방식은 아랑이가 유일하다. 따로 음향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연주를 할 수 있어서 버스킹 형태의 연주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며,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연주가 가능하다. 핵심 재료의 내구성 및 내수성이 뛰어나서 그 안정성 또한 우수하다. 개량악기이면서 전통악기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그대로 살려낸 것도 특징이다. 외형적으로는 전통악기 고유의 모습을 유지했으며, 사운드 역시 전통해금 음원에 가깝거나 뛰어나게 설계되어 누구나 거부감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부품의 규격화로 언제든지 부품 교체가 용이하고, 대량생산과 품질의 균등성은 전통악기에 비교해 가성비가 월등하다. 유 대표는 “이러한 악기 설계와 음원 확장 시스템은 현존하는 어느 악기에서도 실현된바 없다”며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전통·일렉 겸용 전자해금을 계기로 보다 한 걸음 앞선 전통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탄소전자해금 아랑이는 시제품 시연회와 탄소아시아 박람회, 한국전통문화전당 소재 ‘전주 부븸온’에서 정기적인 공연을 통해 우수성을 검증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아랑이의 저변 확대를 위해 청학동 김봉곤 훈장 자녀와 함께 초급자를 위한 해금 배우기 동영상을 제작 중이다. 향후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유치원 전통국악기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전 세계에 전통 국악기의 위상 알릴 것이라 전해…
유재업 대표는 “일제의 수탈에 의한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해방이 된지도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문화는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아직도 그 뿌리를 찾지 못하고 일부 계층에 의한 계승만 이어지는 실정”이라고 꼬집으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 중에 문화만큼 큰 것이 없다. 앞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재창조하여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려고 한다. 또한, 관련 기관과의 협업으로 지금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국악기를 한 번씩은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문화 운동을 펼치고 싶은 바램도 있다. 모든 국민들이 자유자재로 국악기를 다루는 그 날까지 국악기 진흥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유 대표는 향후 탄소섬유를 활용하여 중국의 전자얼후, 전자바이올린, 전자기타 등 다양한 악기 산업 분야로 진출하고, 전자해금을 시작으로 우리 국악기를 전자화 하여 서양악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악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를 통해 신소재·IT·문화를 융합한 새로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악기 장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사용되는 피아노 평균율 12음계를 태양계 8행성에 의한 유재업표 ‘코스모스 음계’를 만들고자 한다. 태양계는 8개의 행성이 있으니 부피와 질량을 이용하면 분명히 우주적 음계를 만들 수 있고, 관련 악기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내가 만든 악기로 10년 후쯤에 우리의 우주정거장에서 세계 최초로 우주공연을 하는 것이 내 꿈이다. 또한, 전통국악기 문화 운동은 혼자서 걷기에는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기에 우리 국민들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늘 위대하다.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굴하지 않고 국악의 대중화에 힘써 온 외길 장인(匠人), 유재업 대표. 고집스럽게 한 길을 걸으며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는 그에게 우리는 더 큰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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